젤크운동기구 소설 제2화. 거울 속의 사람

어김없이 새벽 5시. 더 이상 억울하지 않다. 이젠 이 시간이 반갑기까지 하다.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본다. 푸른 하늘빛이 살짝 번져 있고, 방 안엔 어제보다 더 밝은 아침 공기가 흐른다. 부엌에서 물 한 잔을 마시고 거울 앞에 섰다. 여전히 눈 밑은 살짝 부어 있지만, 전날보다 표정이 더 생생하다. ‘이게 지금의 나지’ 하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.

젤크운동기구는 침대 옆 협탁 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. 이젠 손이 먼저 간다. 처음엔 10분만 해보자 했는데, 지금은 15분이 부족할 때도 있다. 동작은 단순하지만 집중이 잘 된다. 몸이 깨어나는 기분. 뭔가 ‘시작된다’는 신호 같아서 이 시간을 좋아하게 됐다.

 

JP생활건강의 기구는 쓰면 쓸수록 손에 착 감긴다. 처음엔 그냥 따라 하기 바빴는데, 지금은 내 호흡에 맞춰 내가 리듬을 만든다. 사용자 팁을 참고해 내 스타일로 조절한 루틴도 점점 안정적이다. 몸이 차분해지면서 마음도 정리된다. 단순히 운동이 아니라, 스스로를 리셋하는 시간이다.

 

운동을 마치고 거울 앞에 다시 선다. 체형이 드라마틱하게 바뀐 건 아니지만, 얼굴엔 기분 좋은 힘이 생겼다. 눈빛이 달라졌다. 예전보다 또렷하고, 뭔가 해낸 사람의 눈이다. 거울 속의 나는 여전히 중년의 남자지만, 그 안에 에너지와 여유가 있다.

 

출근길 지하철 안, 문득 창에 비친 내 얼굴을 본다. 전보다 훨씬 괜찮다. 무언가를 해내고 있는 느낌이 그대로 표정에 남는다. 예전엔 무기력하게 핸드폰만 보던 시간이었는데, 요즘은 가끔 음악을 들으며 창밖을 본다. 그런 순간에도 스스로가 조금 더 나아졌다는 걸 느낀다.

 

회사 후배가 말한다. “형, 요즘엔 뭔가 가벼워졌어요.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해야 하나?” 그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. 나도 느낀다. 예전보다 말이 적어졌지만, 그건 무기력함이 아니라 집중하고 있다는 증거다. 하루 15분, 별거 아닌 듯하지만 내 삶에 제일 의미 있는 시간이다.

 

아내도 말했다. “요즘 아침에 얼굴 좋아 보여. 뭘 하길래 이렇게 산뜻해?”

이번엔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. “나름 루틴이 생겼어.”

언젠가는 더 자세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. 내가 나를 회복하려고 했던 시간들에 대해서. 무엇보다, 지금은 그게 확실히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.

이 콘텐츠는 개인적인 루틴 경험을 토대로 각색된 이야기입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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젤크사이즈 소설 제3화. 변화는 숨소리처럼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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